지난 포스팅에서부터 운을 띄웠는데요. 2달 전 다녀온 아프리카! 재밌기도 했고, 지치기도 했고, 서럽기도 했고 그렇지만 너무 행복했던 아프리카 여행기 차근차근 남겨보려 합니다^^
군 전역과 동시에 결제해버린 비행기 티켓, 대륙이 큰 만큼 절대 몇 주만에 모든 아프리카 국가를 방문하는 건 불가능! 고심 끝에 비교적 관광산업이 발달한 국가들을 선택했다.
7월 2일 새벽 첫 목적지인 '인천 → 에티오피아(경유) → 짐바브웨' 로 향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인 아디스아바바로 향하는 직항은 Ethiopia Airlines 항공편이 새벽 1시 정도에 있다. 이 비행기는 일본 도쿄를 거쳐 오기 때문에 이미 승객이 타 있는 상태!
아.. 그런데 연착이 1시간 가량 지속되고.. 다음 환승 비행기 탑승까지 경유 시간이 짧아 불안함이 스물스물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불행의 시작 (?)
새벽 비행기라 그런지 탑승객이 정말 없어서 거의 눕다시피 12시간이라는 긴 비행을 버텼다! 그래도 장시간 비행 너무 힘들다.. 괜히 뒤척뒤척 (기내식 내용은 전 포스팅에~^^ http://blog.daum.net/kbs201/24)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하니 화창한 아침이다! 그런데!!!!! 역시나 연착으로 인해 다음 비행기는 떠나버렸고... 그러던 중 같은 처지에 놓인 보츠와나 친구 '솔로'를 사귀었다. 우리 둘은 간단한 자기소개도 못 한 채 부랴부랴 에티오피아 항공 오피스를 찾아갔고ㅋㅋ
결과적으론 다음 날 나미비아를 거쳐 짐바브웨로 향하는 루트로 변경되었다. 본의 아니게 에티오피아 스탑오버를 하게 된 것이다! (호텔은 항공사에서 처리해주었어요)
음..... 더 좋은건가? 우리들은 생필품을 전부 수하물로 보내버렸기에 스타얼라이언스에서 주는 후즐근한 흰 티와 세면도구만을 챙긴채 호텔로 향했다.
호텔 시설은 생각보다 좋았다! 이 넓은 방을 혼자 쓰다니.. 부담스러울 정도로 넓은 방;; 식당에서 솔로와 밥 먹으며 얘기를 하는데 서로 하는 말이 "Too big" ㅋㅋ
한 숨 돌리고 본 아디스아바바 도시 경치~ 비록 예정된(?) 목적지는 아니지만, 아프리카에 왔다는게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문득 든 생각! 하루 밖에 없는데 밖에라도 나가보자 싶어 구글맵을 통해 번화가로 나갔다 (겁도 없이ㅋㅋ)
에티오피아의 택시는 부르는게 값이라더니 사람들의 후기가 사실이다. 이 곳 물정을 잘 모르는 나로선 그냥 인터넷 글 찾아보며 적당한 값에 갔다.
아디스아바바의 교통사정은 참으로 열악하다. 오토바이도 많이 보이고, 매연은 장난 아니고 ㅠㅠ...
어찌 되었건 도착한 쇼핑몰! 옷이 없던 나는 여기서 트레이닝 바지와 긴팔티도 샀다 (불쌍...) 그래도 아프리카에 왔으니 오리지날 커피는 마셔봐야지 않겠어?
라떼 한 잔의 여유~ 에티오피아에 직접 와서 커피 마셔본 사람은 흔치 않을거다ㅎㅎ 어른이 입맛은 결국 설탕을 듬뿍 넣었지만 ^^;;
아디스아바바 도심 풍경, 7월의 에티오피아 상당히 쌀쌀한 편이다. 현지인들은 보통 긴 옷을 입는 계절상으로 겨울에 속하는 시즌이다. 눈은 오지 않지만, 우리나라 가을 날씨 정도로 생각하면 될 거 같다.
현지인들 사이에서 한여름 차림의 동양인 남자애 1명.. 신기하게 쳐다볼 수 밖에ㅋㅋ
아프리카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동아시아인을 보기가 힘들다. 그 중에서도 중국인들이 대다수고 한국인과 일본인은 가뭄에 콩나는 정도.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행 전에 카페를 통해서 동행을 구한다.
하지만! 나는 여행은 혼자가 편한다는 마인드이기에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쳐올지도 모른채 꿋꿋히 여행의 대부분을 혼자 헤쳐나갔다ㅎㅎ
호텔에 복귀하고 술이 엄청 땡겼으나 아침일찍 비행기를 타야했기에 호텔바에서 신선함이 살아있는 생파파야주스와 빵 (우리나라 빵이 최고...)으로 허기를 채웠다.
다음날 아침(7/3), 새벽 일찍부터 채비를 마치고 호텔 조식을 먹었다. 아마 토종 한국 입맛인 사람들은 아프리카 음식 적응하기 힘들거다. 로컬푸드를 먹을 기회가 오히려 없긴 하지만 아무거나 잘 주워먹는 나 조차도 힘들었으니ㅠㅠ
식사를 마치고 나보다 하루 늦은 티켓을 받은 솔로와는 작별인사를 했다. (목적지가 같은데 왜 다른 티켓을 준거야ㅠㅠ) 만약 보츠와나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보자는 약속과 함께 인스타 맞팔을 한 후 경유지인 나미비아로 향했다.
나미비아 빈트후크로 향한 비행기를 탔을 때, 옆에 앉은 한 청년이 나보고 자기 여자친구와 자리를 바꿔주면 안되겠냐고 물어본다. 창가자리였던 나는 아깝긴 했지만 저리 붙어 있고 싶어 안달 났는데 짧은 비행인 만큼 쿨하게 바꿔줬다. 자리는 그 청년의 바로 뒷자석 창가도 복도도 아닌 가운데 좌석. 아 괜히 바꿔줬다 후회막심ㅋㅋ
만년솔로인 나는 뭔가 커플에게 당했다는 생각에 괜히 억울하고 서러웠다ㅠㅠ 비행기는 그냥 제자리에서 탑시다!
빈트후크에 거의 도착했을 즈음 찍은 사진!! 와.. 진짜 멋있다. 우리나라 풍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말 그대로 대지의 모습이었고, 저 넓은 흙 사이로 차 한대가 달려가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사막여행으로도 유명한 나미비아. 다음에는 꼭 아프리카 서부 여행을 해보리라.
빈트후크 공항에 도착하고, 다음 탑승까지는 시간이 꽤 널널해 양고기 스테이크를 사먹었다. 아주 시작부터 호텔에 칼썰기에 호화롭게 보냈군^^
굉장히 아담한 사이즈의 빈트후크 공항. 그래서 면세점도 우리나라의 편의점만 하다ㅎㅎ 이제 여행의 시작점인 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를 향해!
어? 그런데 이 비행기마저 연착이란다. 숙소 픽업까지 요청해 놓았는데... 다시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나의 아프리카 여행 첫 단추는 잘 못 끼워졌던게 분명했다'
- 계속 -
< 일정기록 >
7/2 - 출국 / 아디스아바바 도착 (스탑오버)
7/3 - 나미비아 빈트후크(경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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